가계소비지출 항목 별 비중을 나타내는 계수 알아보기
내수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가계소비지출은 내수경제와 직접 맞닿아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와 기업은 가계소비지출 항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가계소비지출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항목 별 비중을 나타내는 계(지)수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엥겔계수, 엔젤계수, 슈바베계수, 텔레콤계수가 그것입니다. 오늘은 이 항목들이 무엇을 나타내고 어떻게 산출되는지 이 내용을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
독일의 통계학자 엥겔은 1857년 벨기에 노동자를 대상으로 가계조사를 하다가 눈에 띄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당시 153세대의 가계지출을 조사했는데, 저소득층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층일수록 비율이 낮았던 것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조사 당시 소비지출을 식료품비, 피복비, 주거비, 광열비, 문화비 4가지로 구분했는데 노동자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식료품비 지출은 줄어드는 반면, 문화비 지출은 급격히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을 ‘엥겔의 법칙’이라 불렀고, 가계의 소비지출 중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엥겔계수’라고 불렀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료품은 필수품으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소득이 많든 적든 일정하게 소비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식료품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더 이상 소비되지 않는 재화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원리에 따라 가계 소득이 증가하면 엥겔계수는 감소하게 됩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물가가 크게 치솟으면 엥겔계수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엥겔 계수가 20% 이하면 상류층으로, 25~30%는 중류층으로, 50% 이상이면 하류층으로 분류됩니다. 엥겔계수는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이것을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엔젤계수(angel coefficient)
엥겔계수와 정반대 경향을 보이는 지수가 있습니다. 바로 엔젤계수입니다. 엔젤(angel, 천사)은 본래 어린아이를 상징하는 말이었지만 ‘자녀’라는 의미로 확장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엔젤계수는 가계 소비지출에서 자녀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합니다. 교육비에는 학교 수업료, 학원비, 과외비, 학용품 구입비, 장난감 구입비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일반적으로 가계 소득이 높을수록 엔젤계수는 높게 나타나곤 합니다. 엥겔지수와 반대되는 모습입니다. 그 이유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고, 이것이 해결된 후에는 자녀를 교육에 투자하는 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죠.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는 엔젤계수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부모들이 교육을 자녀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서 지출을 늘렸던 것이죠. 엔젤계수 산출 식을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슈바베계수(Schwabe Index)
슈바베 계수는 1868년 독일의 통계학자 슈바베가 만든 이론입니다. 그는 베를린 통계청에서 공무원 급여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임차료와 소득 간 관계를 연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소득이 증가할수록 임차료 지출 비중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가계소득이 증가하면 주거 관련 지출은 증가하지만 전체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다는 것이죠. 이를 이론화한 것이 슈바베의 법칙입니다. 그리고 이 법칙을 전체 가계소비지출 가운데 주거비 비중을 구한 것이 슈바베계수입니다.
슈바베계수는 가계의 총지출에서 주거와 관련된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주거비에는 주택 유지 및 수선비, 상하수도 이용 및 폐기물 처리비, 연료비, 전·월세 비용, 주택 담보 대출 상환금 등이 포함됩니다.
슈바베계수는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수치가 하락하고,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수치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엥겔계수와 동일하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두 계수는 가계의 생활수준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척도로 활용되고 있죠. 특히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 지수를 국민들의 빈곤정도를 살피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25%를 넘으면 빈곤층에 속한다고 간주합니다. 슈바베 계수 산출 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텔레콤계수(telecom coefficient )
텔레콤 계수는 가계의 총지출 중에서 정보통신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현재는 정보통신료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텔레콤계수는 엥겔계수와 엔젤계수에 이어 새로운 소비성향지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통신 산업의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텔레콤 계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각 가정마다 통신 관련 기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기를 만드는 기업은 텔레콤 계수를 기준으로 사업의 확장여부, 제조설비 증설, 연구개발 비용 등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텔레콤 계수 산출 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정리하는 글
오늘은 ‘가계소비지출 항목 별 비중을 나타내는 계수 알아보기’라는 제목으로 엥겔계수, 엔젤계수, 슈바베계수, 텔레콤계수의 의미와 산출 식을 알아봤습니다.
그동안 물가상승으로 각종 서비스와 물품가격이 높게 치솟았습니다. 그럼에도 가계소비지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고 하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결국 서민들이 안 먹고 안 쓴다는 겁니다.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이 주머니를 더욱 움켜쥐는 것이죠. 하지만 새로운 소비형태가 나타났습니다. 비싸더라도 꼭 원하는 것(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선 과감하게 지출하는 소비패턴이 나타난 것이죠. 이는 실업이 늘고 경기가 악화되면서 나타난 새로운 소비 형태입니다. 이제는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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